본문 바로가기

James in real life

에르난 디아스의 소설 트러스트

아주 긴 시간 동안 읽다 말다를 반복하며 이제 마지막까지 온 소설 트러스트 

이전에 읽어왔던 소설들과는 다른 구조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 계속해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특히 대공황 시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사회적 신분과 경제적 권력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진실을 탐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1. 다층적 구조와 내러티브

"트러스트"의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그 독특한 서사 구조입니다. 소설은 서로 다른 이야기와 시점들이 얽히고설켜, 독자들이 단순히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층위에서 진실을 탐구하도록 이끕니다. 이는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며, 이야기의 모든 면을 보려면 각각의 조각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며, 각 부분은 다른 문체와 형식을 따릅니다. 첫 번째는 부유한 금융가의 성공과 비극을 다룬 전통적인 소설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이 첫 번째 이야기를 다시 해석하고, 때로는 그것을 완전히 뒤집는 시각을 제공하며, 독자는 점점 더 복잡한 진실의 미로로 빠져듭니다. 이러한 구조는 진실이란 것이 단일하지 않으며, 누구의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2. 진실과 허구의 경계

소설은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 그리고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실제로 일어난 일 사이의 간극은 독자에게 진실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특히 소설 속에서 권력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조작하고, 이를 통해 역사와 현실을 왜곡하는지를 다루며, 독자에게 역사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기억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줍니다. 에르난 디아스는 독자가 단순히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각 인물의 서술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들의 동기와 신뢰성을 끊임없이 의심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며, 이는 소설의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3. 권력과 부의 의미

"트러스트"는 단순한 서사 이상의 깊은 사회적, 경제적 주제를 다룹니다. 특히 대공황 시기의 경제적 불안 속에서 부와 권력이 어떻게 서로 얽히고설켜 작동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소설 속에서 부유한 금융가는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통제하려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권력은 단순히 경제적 자원에 국한되지 않고, 서사와 진실을 통제하는 능력으로 확장됩니다. 이 책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구축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인식과 사회적 구조를 조작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이는 오늘날의 미디어와 정치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현대적 문제의식과도 연결되며, 독자들에게 진실이 왜곡될 수 있는 사회적 메커니즘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4. 대공황 시기의 뉴욕

이 소설은 대공황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그 시대의 뉴욕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고, 사람들이 경제적 불안에 시달리던 시기의 뉴욕은 이 이야기의 중요한 무대가 됩니다. 에르난 디아스는 그 시대의 분위기와 감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당시 사회의 불안정성과 부의 불평등을 독자에게 실감 나게 전달합니다.

이 배경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권력과 부, 그리고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며, 그들의 선택은 모두 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이는 독자에게 대공황 시기의 역사적 맥락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소설은 복잡한 서사 구조와 다양한 시점을 통해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설 이였습니다. 

예전에 읽은 어떤 책에서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 살아가게 된다."라는 문구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익숙치 않은 구조로 읽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지만 그만큼 많은 질문을 하게 했던 작품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